오래 전 미국에서 아버지가 오셔서 함께 마르 델 쁠라따로 놀러 갔을 때의 일입니다.
주일이 되어서 그곳에 있는 한인교회에 예배를 드리러 가자고 하니 주일성수를 철저하게 지키시는 아버지가 "오늘은 예배 드리러 가지 못하겠다" 고 하셨습니다. 넥타이를 가져 오지 않으셨다는 겁니다.
아무리 설득해도 듣지 않으셔서 결국은 아르뚜로와 마르띤을 데리고 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

지난 주부터 저는 주일예배에 넥타이를 하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서리집사로 임명 받고는 주일예배 때 정장을 시작했으니 거의 28년 만에 넥타이를 풀게 된 것입니다.
정장을 하지 않으면 큰일 날 줄 알았는데 몇 분이 "패션이 젊어 보인다"는 반응을 한 것 외에는 내가 넥타이를 푼 것을 눈치 챈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저는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죄를 구하시러 이 세상에 오신 하나님" 이라는 사실을 목숨을 걸고 믿는 보수 중에 보수적인 신앙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 전통에는 매우 진보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어느정도 진보냐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신앙인은 "칼릴 지브란"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넥타이를 푸는데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을 보면 우리가 복음이 아닌 쓸데없는 것들을 얼마나 단단히 붙잡고 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복음이 아닌 쓰잘데 없는 것들에 우리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허비하고 사는지 늘 되살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